빌라를 팔고 나서 1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다.
금리는 조금 내렸고
아파트 가격은 조금 올랐고
회사에서는 결국 구조조정이 있었지만
나는 운 좋게 남았다.
정말 이상하게도
1년 전보다 상황은 좋아졌는데
통장 잔고는 여전히 없었다.
월급이 들어오면
대출 이자 나가고
관리비 나가고
생활비 나가고
보험료 나가고 나면
통장에 남는 돈은 별로 없었다.
어느 날 통장을 보다가
아내가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 맨날 돈 없다고 하는데, 자산은 늘어난 거 아니야?”
나는 계산을 해봤다.
아파트 가격
내가 살 때: 5억 8천
현재 시세: 6억 8천
1억 올랐다.
그런데 대출이 있으니까
그 1억이 내 돈 같지가 않았다.
나는 말했다.
“돈 번 것 같지가 않아.”
아내가 말했다.
“그래도 망한 건 아니잖아.”
나는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다.
망한 건 아니다.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아직 전세로 살고 있었다.
술을 마시다가 친구가 물었다.
“야, 집 사는 거 어떠냐. 살 만하냐?”
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
“…좋다고도 못 하겠고, 나쁘다고도 못 하겠다.”
친구가 웃었다.
“그게 뭐야.”
나는 술을 한 잔 마시고 말했다.
“집 사면 부자 되는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 그냥 안 망하려고 사는 거더라.”
친구가 한참 웃었다.
“그게 뭐냐.”
나는 말했다.
“집 사고 나서 부자가 된 건 아닌데… 이상하게 마음은 덜 불안해.”
친구가 물었다.
“왜?”
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
“…내가 어디서 쫓겨날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그게 제일 큰 차이였다.
전세 살 때는
2년마다 집값 오르면 쫓겨날 수도 있었고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했고
지금은 돈은 없는데
쫓겨나지는 않았다.
그게 되게 이상한 안정감이었다.
베란다에 서서 밖을 보고 있었다.
아파트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집들 안에도 다 비슷하게 살고 있겠지.’
대출 있는 집
맞벌이 하는 집
애 키우느라 힘든 집
회사 잘릴까 걱정하는 사람
자영업 망할까 걱정하는 사람
다들 그냥
망하지 않으려고 버티면서 살고 있겠구나.
그 생각이 드니까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다 그렇게 사는 거였다.
“여보, 우리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아파트 살 거야?”
나는 한참 생각했다.
빌라 팔던 날
부부 싸움하던 날
이자 260 내던 날
회사 잘릴까 무섭던 날
잠 못 자던 날
그 생각이 다 났다.
그리고 말했다.
“…응. 그래도 샀을 것 같아.”
아내가 물었다.
“왜?”
나는 말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알 것 같아.”
“뭐를?”
나는 한참 생각하다가 말했다.
“집은 돈 벌려고 사는 게 아니라
살려고 사는 거더라.”
아내가 아무 말도 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예전에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맨날 그런 생각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요즘 내 목표는 그냥 이거다.
어느 순간부터
인생 목표가 되게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근데 이상하게
지금이 예전보다 더 불행한 것 같지는 않았다.
집을 사고 나서 알게 된 건 딱 하나였다.
인생은 성공하는 게임이 아니라
망하지 않는 게임이라는 거.
그래서 나는 이제 목표를 바꿨다.
성공하는 인생 말고
망하지 않는 인생.
그게 내가 집을 사고 나서 배운 거였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대출 이자를 냈다.
아마 다음 달에도 내고
그 다음 달에도 낼 거다.
그래도 이제는 안다.
이건 실패해서 내는 돈이 아니라
여기에서 계속 살기 위해 내는 돈이라는 걸.
그래서 그냥 내기로 했다.
이번 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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