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휴대폰 사진을 넘기다가 아주 작은 강아지 사진이 나오면, 그날은 한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그 사진만 보고 있게 된다. 손바닥 위에 올라가던 크기, 계단 하나도 못 내려와서 낑낑거리던 모습, 사람 발자국만 따라다니던 그 시절의 강아지. 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나서야 그 시간이 얼마나 짧고,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어릴 때 강아지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 세상이 뭔지도 모르고, 이 집이 자기 집인지도 모르고, 그냥 눈에 보이는 사람을 부모처럼 따라다닌다. 화장실을 가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잠깐 나갔다 와도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사람처럼 반겨준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원래 강아지는 다 그런 줄 알았다.
근데 시간이 지나면서 강아지도 점점 어른이 된다. 계단도 잘 내려오고, 혼자 집도 지키고, 예전처럼 계속 쫓아다니지도 않는다. 대신 조용히 옆에 와서 눕는다. 예전에는 같이 놀자고 장난감을 물고 왔다면, 이제는 그냥 옆에 와서 기대서 잠든다. 그 모습이 편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아, 얘도 시간이 흐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결국 한 생명의 시간을 옆에서 같이 살아가는 일인 것 같다. 강아지의 시간은 사람보다 훨씬 빨라서, 우리는 잠깐 같이 산다고 생각하지만 강아지에게는 평생이 우리와 함께하는 시간이다. 그래서 더 잘해줘야 하고, 더 많이 놀아줘야 하고, 더 많이 같이 있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누가 그런 말을 했다.
“강아지에게 당신은 인생의 일부지만, 강아지에게 당신은 인생의 전부다.”
어릴 적 강아지 사진을 보면 괜히 미안해진다. 그때는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다음에 놀아주겠다고 했던 날들이 생각나서. 강아지는 하루만 지나도 더 크고, 한 달만 지나도 예전 모습이 사라지는데, 우리는 그걸 너무 당연하게 지나쳐버린 것 같아서.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라도 한 번 더 쓰다듬고, 한 번 더 이름 불러주고, 한 번 더 같이 앉아 있으려고 한다. 특별한 걸 해주지 않아도,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게 강아지한테는 제일 큰 행복이라는 걸 이제는 알 것 같기 때문이다.
언젠가 시간이 더 지나서, 지금 사진을 다시 보게 될 때,
“그때 참 많이 웃었고, 많이 같이 있었지.”
이렇게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강아지랑 같이 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예의가 아닐까 싶다.

